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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나의 마음을

채영

춥지도 덥지도 않은 어느 날 영민을 따라 산행에 나섰다. 언제나처럼 영민의 손을 잡고 언젠가 한 번은 와본 것 같은 산길을 따라 걷는다. 전혀 어울리지 않는 나무와 꽃들. 영민의 손을 놓고 잠시 꽃내음을 맡아본다. 향기가 없다. 다시 영민을 따락간다. 멀어져만 가는 영민을 따라붙으려 무던히 애를 쓴다. 애를 쓰면 쓸수록 더 멀어져만 가는 영민을 불러본다. 말이 나오지 않는다. 영민을 따라가던 채영은 발을 헛디뎌 그만 수렁에 빠진다. 빠져 나오려 애를 써도 뜻대로 되질 않는다. 영민이 주위에 보이질 않고 어떡해야 할지를 모르겠다. 그때 홀연히 나타나는 흰옷 차림의 여인. 어디선가 본 듯한 모습이다. 이! 다름 아닌 전 시어머니다. 채영을 바라보며 묘한 웃음을 짓고 있는 전 시어머니가 무섭기만 하다. 조..
춥지도 덥지도 않은 어느 날 영민을 따라 산행에 나섰다. 언제나처럼 영민의 손을 잡고 언젠가 한 번은 와본 것 같은 산길을 따라 걷는다. 전혀 어울리지 않는 나무와 꽃들. 영민의 손을 놓고 잠시 꽃내음을 맡아본다. 향기가 없다. 다시 영민을 따락간다. 멀어져만 가는 영민을 따라붙으려 무던히 애를 쓴다.
애를 쓰면 쓸수록 더 멀어져만 가는 영민을 불러본다. 말이 나오지 않는다. 영민을 따라가던 채영은 발을 헛디뎌 그만 수렁에 빠진다. 빠져 나오려 애를 써도 뜻대로 되질 않는다. 영민이 주위에 보이질 않고 어떡해야 할지를 모르겠다.
그때 홀연히 나타나는 흰옷 차림의 여인. 어디선가 본 듯한 모습이다. 이! 다름 아닌 전 시어머니다. 채영을 바라보며 묘한 웃음을 짓고 있는 전 시어머니가 무섭기만 하다.
조용하기만한 거실 주방에서 물 한 모금을 마신다. 꿈이 영 마음에 걸린다. 민우 할머니, 전 시어머니를 다시 만나고 나서 두려움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전 시어머니의 말이 다시 떠오른다. 하늘에 보답을 하라는 말이다. 이 모두 산삼탕에서 시작된 일이다. 캐낸 사람, 먹는 사람 따로 있다던 심마니의 말이 생각난다. 분명한 것은 채영이 먹었다는 것이 엄연한 사실 아닌가.
- 본문 중에서
인화 백동수로 1957년생 경기도 양주에서 태어났다.
지은 책으로 장편소설 <잃어버린 마음>(2018), <어둠속의 미래>(2020), <송하강의 비정>(2022)을 발표했습니다.
요즘도 글을 쓰는 일이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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